다음블로그뉴스2008/01/01 09:46
0.
우선, 이 글은 고수민님의 글에 대한 직접적인 반박이자, 새로운 논쟁점을 가져오기를 기대하는 글입니다.
 처음 제가 '미국에서 뭇매받는 미국 보험제도, 한국에서도 맞아야'라는 글을 쓸 때에는 국가 건강보험제도가 시장 보험 제도보다 상대적인 우위에 있다는 걸을 말하기 위한 글이었습니다만, 논쟁이 진행되고 많은 분들이 답글을 달면서 새로운 논쟁으로 진행해야 할 필요성이 느껴지는 군요.

그리고 저는 그 이야기를 고수민님의 글에 대한 비판으로 시작하겠습니다. 다른 많은 분들이 한국의 제도적 모순이 무엇인지 좀 더 명확하게, 실증적으로 해 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정확한 제 분야가 아니라서요)


이상한 논리전개와 감추어진 자기 의견

1.
우선, 고수민님의 글은 미국의 '의료 분야'의 우수함을 알리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드는 예가 많은 다른 국가의 의사들이 미국으로 '이직'하는 것이죠. 돈이 많고,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곳으로의 이직은 당연한 것이겠습니다. 그리고, 미국민들의 자기 국가의 '우수함'을 믿는다는 이야기, 시장에 대한 미국적 신뢰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그러나, 설사 이 모든 것이 맞는 이야기라고 하여도 이것은 논쟁의 핵심을 벗어나는 부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맨 마지막에 고수민님이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국민적 건강권 보호라는 면에서 너무도 취약한 제도이고 우리나라가 따라가지 않기를 바라지만" 이라는 결론을 이야기하실 때, 도무지 하시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알 수 없게 만듭니다.

왜냐하면, 분야의 우수함을 필두로 많은 소득을 보장하는 이직 현상이 장점이 되기 때문이며,
의사의 소득이 많아지고 의사의 연구환경을 보장하는 것이
한 국가의 '의료제도'의 장점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쿠바와 비교에 있어서 '제도적 장점'과 '산업적 혹은 의학이라고 하는 학문적' 장점이 뒤섞여 버립니다. 이것이 고수민님의 글에 있어서 가장 큰 혼란을 초래하며, 과연 님이 이야기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 수 없게 만드는 이유가 됩니다.

2.
더군다나, 미국인들이 자기 국가의 우수함을 믿는다는 것은 "전혀" 논거가 될 수 없지요.
한 마디로, 미국이외에 다른 나라에 대해서 잘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시장에 대한 신성시 역시 문화와 경험에 따른 차이이겠습니다. 미국인들이 시장질서이외에 다른 질서에 대해 과연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두번째로, 우선 고수민님께서 그렇게 비판하시는 쿠바와 비교당한다는 것 자체가 많은 것을 시사해줍니다.

그리고 사실 논거도 취약하기 그지 없습니다.
미국에 거주하는 쿠바인들의 자살률과 쿠바에 거주하는 쿠바인들의 자살률이라니요.
쿠바에 거주하는 쿠바인들의 자살률이 높으면 미국이 더 좋은 국가인가요??

우선, 자살에 관계되는 요인은 수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자살률 하나가 순식간에 비교대상이 됩니다. 그렇게 따지면, 자살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유명한 스칸다비니아 국가, 스웨덴이 세상에서 '행복지수'가 가장 낮은 국가가 되며, 살기 좋은 나라가 아니게 됩니다.

3.
그렇기 때문에, 고수민님의 전반부 글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습니다.

1) 미국의 의학적 우수함을 인정해야 한다
2) 식코를 통해 알려진 바는 실상과 다르다

자 그러면 고수민님이 진정 하고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요?


미국 의사 입장과  제도를 바라보는 관점의 이상한 동침

4.
저는 고수민님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일지 나름 상상해 보았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고수민님은 의사라는 '직업'이 한국에서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하고 많은 사람들을 치료하는
즉, 직업적인 보람과 함께 생활에 필요한 적정 보상을 받기를 원하시는 것입니다.

이것 한 가지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 다른 여러가지 논리들이 들어오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물론, 이것은 매우 당연한 것입니다.
어느 누구나 자신이 일하는 환경과 그에 따른 보상이 있기를 원하며, 이를 추구합니다.

그러나, '의사'와 같은 직업의 경우는 그 과정에서 얼마나 '공공성'을 추구할 수 있는가의 문제입니다.

어느 직업이나 이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자동차를 생산하는 회사는 자동차의 '안전성'을 입증해야 합니다.
그리고 시장 상황에 따라, 이에 대한 부담을 사람들에게 물리기도 하고, 안 물리기도 하죠.
(일례로, 현대는 미국시장에서는 이 부분을 가격으로 안 물리고, 한국에선 물리죠)

5.
그러나, 저는 앞서 말씀드린 의사적 바램이 공공성을 핑계로 마치 모두를 위한 것으로 포장되는 것을 더욱 경계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수민님의 글에 많은 논의에도 불구하고 결국 한국 제도에 대한 아무런 말씀 한마디도 없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표현하시거나, '선거에서 승리한 것'이 '똑똑함'으로 연결되는 논의가 가지는 어이없음에 분개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제도적 모순이 정당화된다고 할 수 없다고 고수민님이 말씀하실때,

과연 그 제도적 모순이 '공공성에 대한 모순'인지 '의사로서의 가지는 직업적 모순'인지 구분해야 한다고 봅니다. 과연 고수민님이 말씀하시는 바가 제도가 가지는 '공공성에 대한 모순'인지 '일까요 아니면 '의사라는 직업적 모순'일까요?

저는 후자라고 봅니다. 그리고 전자는 '포장'입니다.


이제는 한국의 제도적 모순인지 논의할 때이다.

6.

그런 의미에서 논의가 발전할려면 이제는 한국의 건강보험 제도가 가지는 제도적 모순이 무엇인지
그리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고 무엇이 문제인지 명확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봅니다.

이런 논의없이 피상적으로, 쿠바니 미국이니 논의해 봐야 한국의 현실을 논의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안됩니다. 이것은 비교적 대상일 지언정, 한국사회가 가지고 있는 맥락과 그 안에서 '제도적 현실'을 새롭게 정비하는데 있어서 근본적인 방향이 될 수 없습니다.

단순히  "국민과 의사가 함께하는 개혁"을 기대하는 것으로는
아무런 문제 해결이 될 수 없습니다.

7.

그리고 작은 바램으로, 많은 분들께서 이 부분을 논의하시기를 기대합니다.
제가 아는 바가 없지만, 그래야 저희의 논의가 소모적인 것이 아니라 진정한 담론으로 성장하고
논의를 통해 얻을 게 있게 되니까요.

P.S.
 콘텍즈 렌즈 하나 사는데에도,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하고 그 처방전은 1년간만 유효한,
 그리고 의사의 그 처방전을 얻는데 89불(8만 9천원)이나 들어가는 제도가 우수한 지는
 과연 생각해볼 일입니다. 그러니, 고수민님의 안과의사가 미국으로 왔겠지요.

 그리고, 미국사회에서 모든 이민자는 항상 밑바닥에서 시작합니다.
 다른 나라의 훌륭한 내과 의사라 하더라도, 그 미국에 대해서만 신뢰하는 미국인의 습성상 세계적 거장이 아닌바에야 마취의로부터 시작하는 거죠. 이러한 이민과 함께 나타나는 '직업적 하강' 현상은 이미 많은 이민자 연구에 의해 연구되었고 연구되고 있습니다.


Posted by quietdr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