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말까지 무엇이든 글 하나 제대로 써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지 이제 한달쯤 된 것 같은데, 아직 영단어로 3천자를 조금 넘었다. 앞에서 다지는 작업은 끝났고, 이제 구체적으로 한국의 인터넷 형성과정과 관련된 케이스를 소개할려고 하면서 자료를 뒤지던 중

우리나라 인터넷 발전에 - 만약 문화라는 걸 이용자들의 사용에만 한정하지 않고, 모든 기술적, 정부정책, 기업들 모든 걸 포함하는 의미로 쓴다면 - 이정표라 할 수 있는 PC통신의 연구가 거의 전무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환장할 노릇이지... 오히려 띄엄띄엄 자료만 존재하는 데 내가 정작 필요한 건 하나도 없다는 것이지..

그러다가 웹을 뒤지고 뒤지다가 발견한게, 1989년에 엠팔에 관한 이야기였다. 세상에 이런 소중한 자료가 웹에 있다는 건 꿈에도 상상을 못했다..

(웹을 뒤지다 알게 된 사실인데 이 영상에 나오는 연대 다니시던 분은 99년에 백혈병으로 작고하셨단다.. 새 세상을 미처 많이 보지 못하시고.. 안타까운 일이다)
 
그리고 돌고 돌아 다니다가 오히려 도서관, 논문 이런 것 보다 웹에 더 많다는 사실.
체계적으로 모으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만.. 내 역량과 내 처지가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러다가 발견한 책. 대한민국 IT사... 세상에 불과 출판된지 몇일 안되었다. 아주 적절한 시점에 짜잔 하고 나오다니... 놀랍다...!!!!



그러다가 발견한 서평행사.. ㅎㅎ ..
지금부터는 그 일환으로 트랙백을 걸기 위한 글이다..

PC통신을 즐겨하던 시절에 백미는 아마도 번개 아닐까? ㅎㅎ
나두 몇번이고 자주하던 거였는데, 당시 처음으로 번개에서 만났던 친구와는 영화를 보기로 했었다.
때는 96년이다.

3명이서 만나기로 했는데, 한명이 안나와서 나랑 여자애랑 둘이만 만나는 상황이 된거다..

그러나, 문제는 나는 늦잠을 자서 약속시간에 무려 2시간이나 늦었다는 거.. ㅎㅎㅎ
당시는 삐삐가 있던 시절이고 음성으로 늦는다 말하고, 지금은 없어진 단성사에 2시간 뒤에 도착하니

여전히 이 친구가 기다리고 있었다... 허.. +_+ !!!

그래서 간단히 차 한잔하고, 미안하다 하며 영화는 다음에 보기로 하고 헤어졌다.
그리고 나서 몇번의 영화를 같이 보게 되고, 둘이 데이트 비스무리하게 만나곤 했었지만 데이트는 아니었고 ㅎㅎ
암튼, 그래서 군대에서 상병시절까지 이 친구를 종종 만나곤 했다. 무려 6년이란 세월을 ..

그 후 이 친구는 독일로 가고 연락은 끊겼지만.. PC통신 시절 만난 사람들중에서 기억나는 두 사람 중 한 사람이다...!!!

사실 PC통신은 전화비가 가장 부담스러운 부분이었다. 나중에 01410 혹은 01411 등으로 대개 전화요금 부담이 적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었다. 그러니, 나는 telnet으로 접속하기 위해서 학교의 빈 동아리방 컴퓨터에서 밤을 새기 일쑤였다. 지금 생각하면 미친짓이다. 다들 집에 갔는데 혼자 동아리방에 틀어박혀서 밤새우며 채팅하고 ㅎㅎ


또한 당시 PC통신에서는 학교별 모임이 재미있었는데, 각 학과별로 게시판을 만들수가 없어서
단대별로 묶었었다. 때는 바야흐로 스타가 대유행하던 98년.. ㅎㅎ

우리는 당시 대충 묶여있다는 이유로 음대 작곡과 애들이랑 스타 대항전이 하이텔 게시판에서 추진되었다. .. ㅎㅎ
당연히 우리 팀이 대파시켰다.. ㅋㅋ .. 당시 우리팀 세명은 겜방에서 6개월을 오리지널 스타만 하며 중독되었던 시절이었는데 당연한 거 였다. ㅋㅋ

아.. 당시는 LAN 도 그렇게 보편화된것도 아니었고, 인터넷도 없었던 시절이라 스타크래프트를 모뎀으로 연결해서 게임을 했던 시절이었다. ㅎㅎ
전화걸어서 겜을 한 거지...  내 동기랑 하다가 전화선이 불안정해서 갑자기 화면이 멈추었다가 바뀌면 내 진지가 다 파괴되었던 -_-
말도 안되는 모뎀 연결 플레이였다... -_-_-;;;


이런 개인적인 일들을 뒤로 하고, 오늘 도서관을 뒤지다보니 PC통신이 정말 대단한 거라는 게 새삼스러워졌다.

잊고 지내던 '퇴마록'.. 이건 하이텔에 연재되던 소설이었는데 공전의 히트를 쳤던 판타지 소설이었지.
전지현과 차태현이 나와 히트를 쳤던 그 영화.. 하이텔 유머게시판에서 대박이었던 이야기였다...


이러한 PC통신의 기억이 소중한 이유는
내가 보기에 PC통신과 인터넷의 관계는 마치 시티폰에서 휴대폰으로 변환처럼 극적이라는 점이다.

현재 아무도 시티폰을 기억하지 않는다. 공중전화 근처에서 남들 삐삐 음성을 확인할때 유유히 시티폰을 들고 음성메시지를 확인하던 시절이 현재 휴대폰 세대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기술처럼, 현재 인터넷만 사용하는 세대에겐 PC통신이란 그저 옛날 이야기에 불과하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PC통신이 현재 인터넷에서 사용자가 가지는 협소한 의미의 문화라는 것의 이정표를 만들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왠지 카페나 클럽을 만들면 자유게시판은 있어야 할 것 같은 느낌,
외국의 forum 처럼 bbs의 thread 라는 걸 중심으로 답글을 주욱 읽는 것이 아니라 범주화 시켜 범주에 따라 글들을 볼 수 있도록 한 자발적 게시판 등등

무수히 많다.

나는 내심 이런 작업들이 더욱 이루어지길 바란다.



Posted by 조나단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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